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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terinary📅 2026년 9월 5일🔥 인기 66⏱ 약 5분 읽기

유기농·내추럴·홀리스틱 — 규정이 있는 말과 없는 말

유기농·내추럴·홀리스틱 — 규정이 있는 말과 없는 말

사료 봉지의 표시어는 무게가 다릅니다. 유기농은 USDA 규정을, 내추럴은 AAFCO 정의를 따르고 홀리스틱은 아무 기준도 없습니다. 그런데 규정이 있다고 더 좋은 사료라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봉지에 적혀 있어도 무게가 다릅니다

유기농, 내추럴, 홀리스틱. 모두 좋은 인상을 주는 말이고 봉지에서 나란히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셋은 규제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규정이 촘촘한 것부터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유기농 — 가장 엄격하게 규정된 말

AAFCO에 따르면 유기농을 주장하는 사료는 미국 농무부(USDA)의 국가유기농프로그램(NOP)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반려동물 사료 전용 규정이 아직 개발 중이라, 그때까지는 사람 식품에 적용되는 NOP 규정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USDA 유기농 씰을 붙이려면 유기농 원료가 95% 이상이어야 합니다. 인증 절차가 있고, 서류가 있고, 검사가 있습니다. 셋 중 가장 확인 가능한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글의 핵심이 나옵니다. AAFCO는 같은 문서에서 이렇게 덧붙입니다. USDA는 유기농 식품이 기존 식품보다 반드시 더 안전하거나, 더 건강하거나, 더 영양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요.

가장 엄격하게 규정된 말조차 품질의 보증이 아닙니다. 유기농은 어떻게 길렀고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관한 규정이지, 결과물이 더 낫다는 판정이 아닙니다.

그런데 국내 봉지의 ‘유기농’은 이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미국 제도입니다. 그리고 한국 보호자가 매장에서 집어 드는 봉지는 국내 표시 제도를 따릅니다. 이 둘이 같지 않습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국내 규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원재료 70% 이상이 유기농축산물이거나 특정 원재료로 유기농축산물을 사용했다면, 사용한 함량에 따라 백분율 등으로 제한적 유기표시를 할 수 있습니다.

즉 국내에서는 유기농 인증을 받지 않아도 유기 원료가 70% 선을 넘으면 ‘유기’라는 말을 제한적으로 붙일 수 있습니다.

USDA 씰은 95% 이상이고 인증·서류·검사를 거칩니다. 국내의 제한적 표시는 70% 기준이고 인증 절차가 아닙니다. 같은 ‘유기농’ 세 글자지만 뒤에 있는 것이 다릅니다.

그래서 봉지에 ‘유기농’이 적혀 있다고 해서 그것이 USDA 인증을 뜻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나머지 30%가 무엇인지도 그 표기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USDA 인증 수준의 유기농을 기대하고 고르셨다면, 기대와 실제가 어긋날 수 있습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인증 마크와 인증기관, 그리고 유기 원료 함량 표기를 직접 찾아보는 것입니다. 표기가 ‘유기농’ 세 글자뿐이라면 그것은 인증의 증거가 아닙니다.

참고로 저희 데이터에서 유기농으로 분류된 제품 2개는 둘 다 캐나다산이고, 국산 제품 168개(3개 브랜드) 중에는 유기농으로 분류된 것이 없습니다.

내추럴 — 정의는 있습니다

내추럴에는 AAFCO의 공식 정의가 있습니다. 식물·동물·광물에서만 얻은 원료로, 물리적 가공·열처리·정제·추출·가수분해·효소분해·발효는 거쳐도 되지만 화학적 합성 공정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킬레이트 미네랄이나 합성 비타민, BHA·BHT 같은 합성 보존제, 인공 향료와 색소는 이 정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여기서 실제로 알아두면 좋은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완전영양식을 만들려면 비타민과 미네랄을 넣어야 하는데 그 대부분이 합성입니다. 그래서 AAFCO는 이런 경우 라벨에 ‘Natural with added vitamins, minerals and trace nutrients’처럼 첨가 사실을 함께 적도록 합니다. 봉지에서 이 긴 문구를 보셨다면 규정을 지킨 표기입니다. 숨긴 것이 아니라 밝힌 것입니다.

그리고 AAFCO는 여기서도 못을 박습니다. 내추럴 원료가 화학적 합성 공정으로 만든 것보다 안전하다는 요건이나 진술은 없다고요. 유기농과 같은 구조입니다. 만드는 방식에 관한 정의이지 우열의 판정이 아닙니다.

홀리스틱 — 정의가 없습니다

홀리스틱에는 유기농의 NOP 같은 규정도, 내추럴 같은 공식 정의도 없습니다. ‘전체를 본다’는 철학을 담은 표현이지만 어떤 조건을 갖춰야 쓸 수 있는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프리미엄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AAFCO는 premium이 사료법에서 규제되지 않는 용어라고 명시합니다. 이 이야기는 프리미엄 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유기농 — USDA NOP 규정 · 인증 씰 · 원료 95% 이상
  • 내추럴 — AAFCO 공식 정의 · 합성 첨가 시 표기 의무
  • 홀리스틱 · 프리미엄 — 정의도 가이드라인도 없음

세 칸이 전부 다릅니다. 그런데 위 두 칸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더 좋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규정 자신이 밝히고 있습니다. 규정은 제조 방식을 정하지 품질을 정하지 않습니다.

국내 유통 1,936개에서는 어땠나

저희가 수집한 1,936개(67개 브랜드)에서 표시어를 세어봤습니다.

  • 유기농 2개 (1개 브랜드)
  • 홀리스틱 22개 (3개 브랜드)
  • 내추럴 156개 (6개 브랜드)
  • 셋 다 해당 없음 1,756개 (63개 브랜드)

규정이 가장 엄격한 유기농이 가장 드물고, 규정이 없는 표현이 오히려 더 자주 보입니다. 인증에 드는 비용과 절차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PFB 점수로 보면, 가장 높은 제품(99.7점)도 가장 낮은 제품(18.4점)도 셋 중 아무것도 쓰지 않은 쪽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여기서 그룹끼리 점수를 비교하지는 않겠습니다. 각 그룹의 브랜드가 1~6개뿐이라 그건 표시어의 차이가 아니라 그 몇 개 브랜드의 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방향으로 숫자가 나오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봉지 앞이 아니라 뒤를 보세요

앞면의 표시어는 규정이 있든 없든 품질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뒷면에서 확인할 것은 이렇습니다.

  • 영양 적합성 문구 — 완전영양식인지, 어느 생애 단계용인지
  • 보증성분 일곱 항목 — 수분·조단백·조지방·조회분·조섬유·칼슘·인
  • 원재료 앞부분 — 무게가 많은 순서로 적혀 있습니다
  • 열량 표기 — 급여량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내추럴 표기 제품이라면 ‘비타민·미네랄 첨가’ 문구가 함께 있는지도 보세요. 있다면 규정대로 밝힌 것이니 감점 요소가 아닙니다.

🩺 지병이 있거나 처방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의사 상담을 권장합니다.

사료 등급 시리즈 (전 7편)

사료 봉지에 적힌 등급과 표시어가 무엇을 보장하고 무엇을 보장하지 않는지, 국내 유통 제품 데이터로 하나씩 짚어본 연재입니다.

  1. 이코노미 사료의 함정
  2. 라이프스테이지 사료
  3. 프리미엄 — 법에 없는 말
  4. 유기농·내추럴·홀리스틱 — 규정이 있는 말과 없는 말 — 지금 보고 계신 글
  5. 그레인프리 — 곡물 뺀 자리엔 무엇이 들어가나
  6. 처방식 — 등급을 매기지 않는 이유
  7. 단일 단백질 — 진단과 유지는 다르다

📝 요약

사료 봉지에는 여러 표시어가 함께 적힙니다. 유기농, 내추럴, 홀리스틱, 프리미엄. 나란히 놓여 있어 비슷한 무게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릅니다.

어떤 말은 지켜야 할 규정이 있고, 어떤 말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규정이 가장 엄격한 말조차 “더 좋은 사료”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쉽게 정리하면

사료 봉지의 유기농, 내추럴, 홀리스틱은 무게가 다른 말입니다. 유기농은 미국 농무부 규정을 따르고 인증 씰은 유기농 원료 95% 이상을 뜻합니다. 내추럴은 AAFCO 공식 정의가 있어서 화학적으로 합성한 원료를 쓰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합성 비타민을 넣으면 그 사실을 라벨에 함께 적어야 합니다. 홀리스틱은 정해진 기준이 없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규정이 가장 엄격한 유기농조차 USDA는 더 안전하거나 영양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규정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정할 뿐 얼마나 좋은지를 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봉지 앞의 표시어보다 뒷면의 영양 적합성 문구와 보증성분 일곱 항목, 원재료 앞부분, 열량을 보세요.

🎯 핵심 포인트

  • 1유기농을 주장하는 사료는 AAFCO 기준 미국 USDA 국가유기농프로그램(NOP)을 따라야 하고, USDA 씰은 유기농 원료 95% 이상을 뜻한다
  • 2국내 표시 제도는 다르다. 법제처 안내에 따르면 원재료 70% 이상이 유기농축산물이면 인증 없이도 제한적 유기표시를 할 수 있다
  • 3같은 "유기농" 세 글자라도 USDA 인증(95%)과 국내 제한적 표시(70%)는 뒤에 있는 것이 다르다. 표기만으로 인증 여부를 알 수 없다
  • 4AAFCO는 내추럴을 화학적 합성 공정을 거치지 않은 원료로 정의하며, 합성 비타민·미네랄을 넣으면 그 사실을 라벨에 함께 적어야 한다
  • 5홀리스틱과 프리미엄에는 정의도 가이드라인도 없다
  • 6규정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정할 뿐 얼마나 좋은지를 정하지 않는다

📚 출처

참고:

근거: AAFCO 영양 기준 · FEDIAF 영양 기준 · NRC 2006 · 공개 제품 라벨 · 평가 방법론

최종 갱신: 2026년 9월 5일

본 콘텐츠는 교육·정보 목적이며 수의사의 진료·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