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료 라벨에 탄수화물은 없습니다. 법정 표시 항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뺄셈으로 구할 수 있어 국내 유통 1,826개를 계산했고, 그 숫자를 얼마나 믿어도 되는지까지 검산했습니다.
라벨에 탄수화물이 없는 이유
국내에서 반려동물 사료에 표시해야 하는 성분은 수분·조단백질·조지방·조섬유·조회분·칼슘·인 일곱 가지입니다. 탄수화물은 여기에 없습니다. 미국 AAFCO의 보증성분(Guaranteed Analysis) 규정도 마찬가지로 조단백질 최소치, 조지방 최소치, 조섬유 최대치, 수분 최대치를 요구할 뿐 탄수화물은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탄수화물 함량을 알고 싶으면 직접 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뺄셈으로 구합니다
사료는 결국 이 여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수분, 단백질, 지방, 섬유, 회분(미네랄), 그리고 나머지. 그 나머지가 탄수화물입니다. 영양학에서는 이것을 가용무질소물(NFE)이라고 부르고, 말 그대로 빼서 구합니다.
탄수화물 = 100 − 수분 − 조단백 − 조지방 − 조섬유 − 조회분
다섯 항목 모두 표시 의무가 있으니, 라벨만 있으면 누구나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대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습식 사료는 수분이 75~82%라 모든 숫자가 작게 나오고, 건식은 수분이 8~10%라 크게 나옵니다. 물을 뺀 상태로 환산해야 같은 자로 잽니다. 이것을 건조물 기준이라고 하고, 계산은 이렇습니다.
건조물 기준 탄수화물 = 탄수화물 ÷ (100 − 수분) × 100
아래 숫자는 전부 건조물 기준입니다.
1,826개를 계산한 결과
저희가 공개 중인 사료 1,937개 가운데 다섯 항목이 모두 있어 계산 가능한 것은 1,826개(94.3%)였습니다. 처방식은 따로 떼어 두고, 일반 사료만 제형별로 나눴습니다.
- 고양이 습식 306개 (24개 브랜드) — 중앙값 8.8%
- 고양이 건식 292개 (39개 브랜드) — 중앙값 31.0%
- 강아지 습식 184개 (28개 브랜드) — 중앙값 13.6%
- 강아지 건식 612개 (47개 브랜드) — 중앙값 40.1%
제형이 가르는 폭이 종보다 훨씬 큽니다. 건식은 알갱이 모양을 잡으려면 전분 원료가 필요하고, 습식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곡물을 빼도 그 자리를 콩과·감자류가 채운다는 이야기도 같은 이유에서 나옵니다.
탄수화물 20% 미만인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로 보면 차이가 더 선명합니다.
- 고양이 습식 306개 중 259개(84.6%)
- 고양이 건식 292개 중 19개(6.5%)
처방식은 계산했지만 그룹으로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계산 가능한 처방식이 브랜드 다섯~여덟 곳에서만 나와, 그 회사들의 배합 습관이 곧 "처방식의 특징"으로 둔갑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같은 진열대 안에서도 4.6배 차이가 납니다
고양이 일반 건식 292개의 양 끝은 이렇습니다.
- 낮은 쪽 — 인스팅트 얼티밋 프로틴 캣 11.1%(조단백 47%), 지위픽 스팀드라이 소고기&생선 캣 11.7%(41%), 인스팅트 오리지날 오리고기 캣 12.1%(40%)
- 높은 쪽 — 요세라 요시캣 크리스피 덕 51.3%(조단백 24%), 토우 프레이 칠면조 캣 50.0%(28.8%), 로얄캐닌 인도어 47.5%(25%)
단백질이 올라간 만큼 탄수화물이 내려갑니다. 사료 안의 자리는 정해져 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이 숫자를 얼마나 믿어도 되나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뺄셈으로 구한 값이 실제와 얼마나 맞는지 저희도 몰랐기 때문에, 업체가 스스로 탄수화물을 적어 놓은 530개와 대조했습니다.
- 해외 라벨(보증성분) 기준 건식 130개 — 오차 ±1%p 안 77.7%, ±3%p 안 89.2%
- 국내 성분등록 기준 건식 232개 — ±1%p 안 36.2%, ±3%p 안 47.0%
- 습식은 양쪽 다 더 벌어졌습니다
즉 이 계산은 "30%대냐 10%대냐"를 가르는 데는 충분하지만, 32.4%와 34.1%를 견주는 데는 쓸 수 없습니다. 소수점까지 믿을 숫자가 아닙니다.
더 분명한 증거도 있습니다. 습식 587개 중 88개(15.0%)는 계산값이 음수로 나왔습니다. 다섯 항목의 합이 100을 넘었다는 뜻입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결과인데, 이유는 라벨 숫자의 성격에 있습니다.
보장성분은 실측값이 아니라 보장치입니다. 단백질과 지방은 "이만큼은 넘는다"는 최소치이고, 섬유·회분·수분은 "이만큼은 안 넘는다"는 최대치입니다. 회사가 여유를 넉넉히 두고 적으면 다섯 개를 더했을 때 100을 넘어 버립니다. 라벨을 잘못 적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더해서 100이 되라고 만든 숫자가 아닙니다.
그럼 누가 이 숫자를 봐야 하나
탄수화물은 성견·성묘에게 필수 영양소가 아닙니다. Merck 수의 매뉴얼은 성장·임신·수유기를 제외하면 개와 고양이의 식이 탄수화물이 필수 영양소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정리합니다. 다만 고양이는 개와 대사 방식이 다릅니다. 같은 자료는 고양이가 아미노산과 글리세롤로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며, 개처럼 탄수화물 공급량에 따라 이 과정을 줄이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숫자가 실제로 문제가 되는 자리는 좁고 분명합니다. 당뇨입니다. Merck 수의 매뉴얼은 고양이 당뇨의 식이 관리로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을 들고, 건식보다 캔을 선호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반대로 개는 섬유와 복합 탄수화물이 있는 쪽을 선호하고 단순당이 많은 반습식을 피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의 방향이 서로 다릅니다.
당뇨 진단을 받은 아이의 식단은 혈당 검사와 인슐린 조절이 함께 가야 하는 영역이라, 담당 수의사와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그 대화에 들고 갈 참고 자료입니다.
높다고 나쁜 사료라는 뜻이 아닙니다
저희는 탄수화물 수치로 사료를 깎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탄수화물은 법에서 정한 표시 항목이 아닙니다. 저희가 점수에서 감점하는 것은 법정 일곱 항목이 빠졌거나 기준을 벗어난 경우입니다. 법이 정하지 않은 값은 참고로 읽되 판정 근거로 쓰지 않습니다.
둘째, 높은 수치에는 대개 설계 의도가 있습니다. 실내묘용 저칼로리 사료는 지방을 낮추는데, 그러면 그 자리를 탄수화물이 채웁니다. 처방식은 더합니다. 단백질·인·지방을 동시에 낮춰야 하는 사료에서 남는 자리는 탄수화물뿐입니다. 저희가 처방식에 등급을 매기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법정 항목이 아예 없는 경우입니다. 공개 사료 1,937개 중 일곱 항목을 모두 밝힌 것은 1,756개(90.7%)이고, 나머지 181개는 어느 한 칸이 비어 있습니다. 회분이 없는 것이 100개, 칼슘 118개, 인 120개입니다. 이 경우는 계산도 판단도 할 수 없습니다. 타우린 표기에서 확인했듯, 수치를 적어 두는 회사가 더 정직하게 정보를 주는 회사입니다.
정리
- 탄수화물은 라벨에 없지만 100 − 수분 − 조단백 − 조지방 − 조섬유 − 조회분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 제형이 가장 크게 가릅니다. 고양이 습식 중앙값 8.8%, 고양이 건식 31.0%입니다.
- 계산값은 대역을 가르는 데 쓰고, 소수점 비교에는 쓰지 않습니다. 습식 15%는 아예 음수가 나옵니다.
- 이 숫자가 실제로 중요한 자리는 고양이 당뇨이고, 개는 방향이 다릅니다.
- 수치가 높다고 나쁜 사료가 아닙니다. 수치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품별 계산값은 사료 상세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고, 보장성분을 읽는 법은 AAFCO 기준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요약
사료 봉투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탄수화물이라는 줄은 없습니다. 단백질·지방·섬유·회분·수분·칼슘·인은 있는데 탄수화물만 빠져 있습니다. 감추는 것이 아니라, 법에서 적으라고 정한 항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나머지 항목으로 되짚어 구할 수 있습니다. 저희 데이터베이스의 국내 유통 사료 1,826개를 그렇게 계산했고, 계산이 얼마나 정확한지까지 따로 검산했습니다.
💡 쉽게 정리하면
🎯 핵심 포인트
- 1탄수화물은 국내 사료 라벨의 법정 표시 항목이 아니다. 100에서 수분·조단백·조지방·조섬유·조회분을 빼면 구해진다
- 2건조물 기준 중앙값 — 고양이 습식 8.8%(306개), 고양이 건식 31.0%(292개), 강아지 습식 13.6%(184개), 강아지 건식 40.1%(612개)
- 3고양이 일반 건식 292개 중 탄수화물 20% 미만은 19개(6.5%)뿐이었고, 습식은 306개 중 259개(84.6%)였다
- 4업체가 직접 적어 놓은 530개로 검산했다. 해외 라벨 건식은 89.2%가 오차 ±3%p 안이었지만 국내 성분등록 건식은 47.0%였다
- 5습식 587개 중 88개는 계산값이 음수로 나왔다. 보장성분은 최소·최대 보장치이지 실측값이 아니기 때문이다
📚 출처
참고:
- Reading Labels — 보증성분은 조단백·조지방의 최소치와 조섬유·수분의 최대치를 요구하며 탄수화물은 요구 항목이 아니다 · AAFCO
- Nutritional Requirements of Small Animals — 성장·임신·수유기를 제외하면 식이 탄수화물은 개·고양이의 필수 영양소가 아니며, 고양이는 지속적 당신생 상태를 유지한다 · Merck Veterinary Manual
- Diabetes Mellitus in Dogs and Cats — 고양이는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과 캔 사료를 선호, 개는 섬유·복합 탄수화물 쪽을 선호 · Merck Veterinary Manual
근거: AAFCO 영양 기준 · FEDIAF 영양 기준 · NRC 2006 · 공개 제품 라벨 · 평가 방법론
최종 갱신: 2026년 9월 6일
본 콘텐츠는 교육·정보 목적이며 수의사의 진료·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